[철원 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 22년 8월 16일 입소
얼마전, 아들에게서 '22년 8월 16일 2시 철원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 입소가 결정되었다.'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은듯이 검색을 하고, 달력에 입영일자를 적어놓고 한 기억이 생각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입영 전일에서야 머리를 깎은 아들은, 그마저도 못내 아쉬운 모양이였다. 머리를 깎는 동안 여러가지 많은 감정을 느끼는지 표정의 변화가 얼굴에 나타났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고 길었던 머리가 스포츠머리로 짧게 깎여진 모습을 본 본인의 외모에 어색한지 약간의 웃음기를 보였다.
머리 손질을 마친 후 집에 돌아와 '군 반입 가능 물품'을 챙기기 시작했다. '신발깔창, 속옷, 보호대, 편지지, 손목시계 등' 입영물품 판매 사이트에서 구매한 것 중 필요한 것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먼저 입영한 친구들에게서 '코로나19로 자가격리 기간 동안 읽을 책'이 필요하다고 하여 책도 4권을 구매하여 챙겨서 보냈는데 이건, 몇일이 지나 주말 통화에서 읽을 수 없어서 택배로 다시 보낸다고 한다. (책은 괜히 챙겨갔음^^)
다른 사람들은 철원 3사단 신병교육대는 거리가 멀어서 하루 전 미리가서 펜션 등에서 보내고 입영한다는 글을 보고, 대구에서 철원까지 멀기도 하고해서 그렇게 할까?... 하고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입영하는 녀석이 그냥 집에서 자고 좀 일찍 출발하는걸로 하자고 하여 당일 오전 좀 일찍 출발하기로 하였다.
입영 전일 늦은 시간까지 쉽게 잠에 들지 못하던 녀석은 아침 6시에 깨워 샤워를 하고, 아침은 먹지 않아 굳이 속 불편하게 권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 7시가 조금 안되어서 출발하였다. (대구에서 목적지 철원 3사단 신병교육대 까지 네비게이션상 약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오후 2시에 입소라 넉넉히 도착하려고... (출발 당시 대구에는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비로 인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좀 더 일찍 출발한 것이다.)
대구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올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교통사고 인한 정체'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지만, 굵어진 빗방울에 모든 차량들의 주행 속도가 많이 줄어들어 느리게 운행하였다. 사고지역을 벗어나 한동안 달려 중부지역에 들어서자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하였다.'
중간에 잠시 휴게소에 들러 간단하게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열심히 달리기 시작하였다. 서울 근처에 이르렀을 때에는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덥고 햇빛이 강하였다. 서울을 지나 점점 목적지에 가까워 질 수록 아들의 표정이 미묘하게 여러번 변하고 있었다. 12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에 목적지인 철원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에 도착하였다.
주위에 점심을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검색을 해보니 '와수리'에 롯데리아 매장이 있어서 간단히 먹기로 하였다. 매장에 들어서자 당일 입소하는 것으로 보이는 몇명의 짧은 머리의 남성들과 가족들이 보였다. 주문한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콜라 몇 모금을 마시고 자리를 나왔다.
차를 몰아 다시 신병교육대 주차장으로 이동하였다. 아직 차량이 많이 도착하지는 않았고, 4~5대 정도가 있었다. 차량의 주차를 안내하는 군인들이 친절하게 안내를 도와주었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넉넉한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고, 같이 온 부모등은 '출입신청서'를 적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여 미리 작성해 두기로 하고 컨테이너에서 간략히 작성하였다.
12:30분 경 부대내 출입을 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정문에 당일 입소자를 확인할 수 있는 인적사항을 게시해 두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여기에서 본인의 '교번'을 확인할 수 있고, 동행한 부모님들은 자녀의 교번을 입구에서 말하면, 신분증을 제출하고 출입증을 발급받아 들어갈 수 있다.
출입증을 받고 정문에 들어서자, 입영행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맨 먼저 '입영하는 자녀가 부모님을 업고 카펫을 걷기'행사가 있었다. 아이의 엄마는 업히는 것이 힘든지 내가 대신 아이의 등에 업혀 '짧은 거리의 카펫위를 지났다.'
다음은 아이들이 지낼 훈련병들이 지낼 건물을 볼 수 있도록 안내가 이어지고 있었다. 영내는 사진촬영 금지라 사진을 촬영할 수 없는게 조금 아쉬웠지만, 규정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었다.
건물에 들어서자 '편지지와 볼펜'이 놓여있었다. 오면서 말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적어서 우편함에 넣으면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차에 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지라 크게 더 할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건강히 잘 다녀오라'는 말은 다시 해주고 싶어서 펜을 들고 몇자 적어서 편지 봉투에 넣어 우편함에 넣었다.
건물을 보고 내려오자, 포토존을 운영하고 있어서 부모님과 같이 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여, 3명이서 군복을 입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였다. (사진촬영해주신 군인여러분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개인화기를 만져볼 수 있도록 총기 등을 비치해두었고, 군장을 멜수 있도록 해두었다. 나름대로 입영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어색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려는 배려였는것 같다. 이러한 행사는 그래도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부모들에게는 조금의 위로와 위안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입영행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대기를 하였다. 입영식은 2:30분에 진행된다는 안내가 나오고,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되자 대략 2:15분쯤? 입영식 사전연습이 진행된다며 참석한 입영자들을 연병장으로 모이게 하여 사전연습을 시작하였다. 2:30분이 되자 본 입영식이 진행되었고, 그 입영식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입영식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연병장에 서 있는 자녀들에게 인사를 건네라는 안내'를 듣고 늠름하게 서 있는 아들을 집사람과 한 번씩 안아 주었다.
여러 말 보다는 꼬옥 한 번 안아주는것이 좋을것 같아 포옹을 하고 간단한 말을 전해주고, 자리를 벗어나 아이가 이동할 때 까지 지켜보았다. 금방 사라진 아이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길에 아이 엄마는 연신 울음을 참지못하고 울고 있었다. 차에 오는 길에도 한동안 울음이 계속 이어졌다.
아들아, 훈련소생활 열심히 잘하고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고 수료식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