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쇼핑가이드] 그래픽카드편 – 2. 용어 설명 1부
[IT동아 강형석 기자]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당장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부터 시작해서 규격이나 내구도는 물론, 디자인이나 가격 등도 구매 시 고려할 중요한 요소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격, 크기, 디자인 외에도 각종 제품 사양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양 중에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사양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왕 돈을 쓰는 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사야하지 않겠는가. [IT쇼핑가이드]는 이처럼 알기 어려운 전자제품의 사양을 설명하고, 이런 기능을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그래픽카드 용어 정리 – 쿠다 코어? 컴퓨트 유닛?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코어 이름과 그 수에 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그래픽 프로세서(GPU)는 제조사에 따라 조금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쿠다 코어(CUDA Core), AMD는 컴퓨트 유닛(Compute Unit) 또는 스트림 프로세서(Stream Processor)라고 부르는게 그것.
먼저 각 프로세서의 구성을 알아보자. CPU는 단순히 코어 수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예컨대 코어가 2개면 듀얼코어, 4개면 쿼드코어, 그 이상이면 해당 수에 맞는 이름을 사용한다. 여기에서 코어는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지만 데이터의 실행 흐름(쓰레드)을 1개 처리 가능하다고 보면 쉽다. 그러나 GPU는 조금 다르다. CPU처럼 데이터를 처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CPU는 명령어가 입력된 순서대로 처리하는 순차 방식에 특화되어 있다. 일반적인 문서나 애플리케이션 실행, 약간의 연산에 강하다는 이야기. 반면, GPU는 여러 명령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방식에 특화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GPU가 더 빠른 것 같지만 두 프로세서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
먼저 CPU는 데이터 처리 외에도 애플리케이션이 분석한 결과물에 따라 다음 연산을 결정하거나, 다중작업을 위해 분류된 작업들의 우선순위를 지정하고 전환할 수 있다. 가상 메모리도 관리하고 여러 입출력 장치와 기억장치, 연산장치 등을 총괄하는데 목적이 있다. 반면, GPU는 점으로 이뤄진 데이터를 빠르고 반복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용도에 최적화 되어 있다.
설계와 구성이 다른 점이 이 때문이다. CPU는 모든 작업을 총괄하기에 코어 면적이 넓다. 그러나 GPU는 필요한 연산만 하면 되므로 코어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다. 자연스레 같은 공간이라면 더 많은 코어를 집적할 수 있다. 코어가 최대 수십 개 정도에 불과한 CPU와 달리 GPU는 수천 개에 달하는 코어 배치가 가능한 점이 여기에 있다.
엔비디아는 쿠다 코어(CUDA Core)라는 이름을 쓰는데, 이는 코어들이 자사의 데이터 연산 명령어인 쿠다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물론 다른 작업도 가능하다. 일종의 홍보용 이름이라고 보면 된다. AMD는 연산 가능한 코어라는 의미에서 스트림 프로세서(Stream Processor)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컴퓨트 유닛(Compute Unit)은 이 스트림 프로세서 일부를 크게 묶어 하나의 큰 코어처럼 구성한 형태에 붙이는 이름이다.
코어의 수는 많을수록 성능이 뛰어나다. 수에 비례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많은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대신 코어 수가 많아지면 칩 면적이 넓어지고 생산 난이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가격 또한 동반 상승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 가격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그래픽카드 용어 정리 – GDDR 메모리?
PC에는 '메모리'라는 공간을 활용하게 된다. 우리가 디램(DRAM)이라고 부르는 장치를 정해진 곳에 장착해 사용하는 것으로 확보한 용량만큼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공간이 확보된다. 하드디스크나 SSD와 같은 저장장치는 말 그대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이고 메모리(RAM)는 CPU가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접근하는 공간이다.
그래픽카드도 이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접근해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공간, 바로 비디오 메모리(VRAM)다. 과거 비디오 메모리는 용량이 크지 않았고, 규격도 기존 PC에서 사용하던 메모리를 썼다. 그러나 현재는 그래픽 처리에 최적화된 전용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만큼 빨라졌다. 이 전용 메모리를 GDDR(Graphics Double Data Rate SDRAM)이라고 부른다.
이 메모리는 온전히 그래픽 처리를 위한 데이터를 담게 되므로 당연히 속도가 빠르고 용량이 클수록 유리한 부분이 존재한다. 가격은 상승하겠지만 데이터가 많아져도 충분히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그래픽카드 종류에 따라 적게는 2GB, 많게는 12GB까지 탑재되고 있다.
세대에 따라 GDDR 뒤에 숫자를 붙인다. 그만큼 최신 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며 더 많은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최신 그래픽카드는 GDDR5를 쓰고 있으며, 일부는 고속 처리에 특화된 GDDR5X를 쓰는 경우도 있다. 아직 채택된 제품은 없지만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인 GDDR6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렇게 메모리는 속도가 빠르고 용량이 많으면 유리하지만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이 떨어지면 용량이 커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래픽카드 제조사들도 제품 성향에 맞는 용량 구성을 갖추고 있다.
용량과 속도와 별개로 메모리 인터페이스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그래픽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소통하기 위한 통로 수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그래픽 프로세서가 더 빠르게 데이터 처리를 해낸다. 8차선 고속도로보다 16차선 고속도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차량이 오고 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역시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된다.
때문에 그래픽카드 등급에 따라 이 인터페이스도 차등 적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64비트는 저가형, 128비트는 보급형, 192~256비트는 중급형에 채택한다. 256비트 이상부터는 고성능 제품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플래그십 제품군에는 384~512비트 또는 그 이상의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기도 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출처 : IT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