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쇼핑가이드] 모니터편 - 4. 시력보호 기능이란?
[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당장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부터 시작해서 규격이나 내구도는 물론, 디자인이나 가격 등도 구매 시 고려할 중요한 요소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격, 크기, 디자인 외에도 각종 제품 사양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양 중에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사양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왕 돈을 쓰는 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사야하지 않겠는가. [IT쇼핑가이드]는 이처럼 알기 어려운 전자제품의 사양을 설명하고, 이런 기능을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장시간 모니터 사용에도 눈을 보호하는 '시력보호 기능'
PC가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일상 생활에 들어오면서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디지털 기기 화면을 보는데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컴퓨터 시각 증후군 같은 과거에는 없던 질환도 생겨났다. 모니터 같은 장치에 표시되는 화면을 장시간 바라보게 되면 우리 눈은 여러 위치로 초점을 바꾸고, 모니터가 직접 내보내는 빛에 영향을 받아 피로감을 느낀다. 가볍게는 눈의 피로나 안구 건조증을 들 수 있고, 심할 경우 시력 저하나 안구 질환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화면의 지속적인 깜빡임(플리커 현상), 청색광(블루라이트), 과도한 밝기, 화면 반사광 등으로 들고 있다. 플리커 현상이란 화면 깜빡임을 말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LCD 모니터는 빛을 내기 위해 후방에 조명을 탑재하는데, 이 조명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깜빡인다. 형광등을 바라봤을 때 미세하게 떨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는 인식할 수 없지만, 우리 눈은 지속적으로 깜빡이는 빛에 영향을 받아 동공을 움직이며, 이 때문에 쉽게 피곤해진다.
자신의 모니터에 플리커 현상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고 동영상 촬영 모드로 화면을 비춰보면 알 수 있다. 이 때 촬영하는 화면에서 검은 가로 줄이 나타나 폭포가 떨어지듯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플리커 현상으로, 셔터 속도가 빠를 수록 더 확실하게 보인다.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고 깜빡임을 제거한 것이 '플리커 프리' 기능이다. 과거에는 대만의 B사에서 이러한 기능을 탑재한 모니터를 주로 판매해왔으며, 최근에는 규모가 좀 있는 모니터 제조사라면 대부분 이러한 기능을 갖춘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게이밍 모니터가 이러한 기능을 주로 탑재하고 있다. 게임의 경우 장시간 화면을 바라보며, 화면이 빠르게 전환되면 우리 눈의 초점도 이에 따라 여기저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기능을 갖춘 모니터는 보통 플리커 프리, Flicker free, Flicker safe 등을 붙여 구분한다.
화면의 청색광을 줄이는 기능은 '로우 블루라이트'라고 부른다. 청색 파장은 다른 빛의 파장과 달리 직진성이 강해, 상대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망막 손상이나 안구건조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색광은 자외선과 가까운 파장으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억제해 숙면을 방해한다. 숙면을 위해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모니터의 로우 블루라이트 기능은 모니터가 내보내는 빛 자체에서 청색 파장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화면 전체에서 푸른 빛을 줄이고 주홍색이 돌게 바꿔 상대적으로 눈을 편하게 해준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능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각종 소프트웨어를 통해 변경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윈도우 10 운영체제는 운영체제 단에서 '야간모드' 같은 기능을 지원해 화면의 색온도를 변경할 수 있다. 또, f.lux 같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화면 색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다만, 이는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 상에서만 작동하는 기능이다. PC 외에 다른 기기에서 이러한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하드웨어(모니터)에서 이를 지원하는 것이 활용도가 높다. 이러한 기능을 갖춘 모니터는 로우 블루라이트, 블루라이트 감소, 블루라이트 차단 등의 명칭이 붙어있다.
화면의 반사율 역시 시력에 영향을 미친다. 가령, 반사율이 높은 유리나 강화 플라스틱으로 모니터 표면을 제작하면 모니터에 자신의 얼굴은 물론, 방에 켜놓은 형광등 같은 조명이 반사돼서 보인다. 태양 빛을 거울로 반사해 눈에 비추는 것을 생각하면 왜 눈에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특히 이렇게 반사되는 환경에서 화면을 더 선명하게 보려면 화면 밝기를 높여야 하는 문제도 있다.
눈부심 방지 기능은 이처럼 반사율이 높은 화면에 코팅 등의 처리를 거쳐 다른 사물이나 빛이 거의 반사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다. 아래 사진 두 장을 보면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사진에 등장하는 노트북은 각각 눈부심 방지 기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눈부심 방지 기능이 없으면 마치 검은 거울 처럼 주변을 그대로 반사한다. 사실 최근 등장하는 모니터 대부분은 눈부심 방지 처리가 돼 있지만, 올인원 PC나 노트북 등에는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구매 시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사실 오늘날 PC나 스마트폰의 화면은 가족의 얼굴보다 더 자주 보는 기기가 됐으며, 사무직 등 PC를 주로 사용하는 직장인이라면 하루 1/3의 시간을 여기에 할애할 수도 있다. 나빠진 시력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시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니, 여유가 있다면 이러한 모니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출처 : IT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