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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이대로 괜찮나? ‘안정성’ 논란 급물살


[미디어잇 노동균] 빠른 속도를 강점으로 PC 저장장치 시장에 대세로 등극한 SSD가 최근 안정성 논란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대중화를 맞은 SSD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최근 SSD 시장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840 EVO’ 다. 이 제품은 앞서 해외에서 급격한 속도 저하 현상이 발견되면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국내 SSD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지배자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던 삼성전자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더욱 컸다.

 

▲삼성전자 840 EVO SSD(사진= 삼성전자)

 

해당 제품에서 지적된 문제는 비교적 최신 파일들은 빠르게 읽고 쓰지만, 저장한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지난 파일에 접근할 때 속도가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840 EVO의 컨트롤러를 관장하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한 업데이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SSD의 안정성을 논할 때 SLC, MLC, TLC 등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의 종류에 주목했다. SLC와 MLC, TLC는 하나의 셀에 각각 1비트, 2비트, 3비트씩 저장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대체로 SLC에서 TLC 순으로 속도와 안정성이 높은 대신 가격이 비싸다. 때문에 SLC는 주로 기업용 SSD에 적용되고, 일반 소비자용 SSD에는 MLC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SSD와 PC 간의 데이터 전송을 관장하는 컨트롤러도 중요한 선택 중 하나로 꼽힌다. 초기 SSD의 경우 컨트롤러 호환성 문제로 간헐적인 멈춤 현상인 프리징이 발생하거나 윈도 사용 중 블루스크린이 나타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조사들의 펌웨어 개선 노력으로 이러한 현상을 눈에 띄게 줄었다.

 

삼성전자가 840 EVO SSD에서 문제가 된 부분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펌웨어다. SSD는 낸드플래시 특성상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과정에서 완전하게 삭제되지 않는 일종의 쓰레기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이 때문에 SSD 설치 초기에는 스펙에 표기된 것과 같은 빠른 속도를 보이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SD 제조사들은 웨어레벨링과 같은 낸드플래시 수명을 늘리는 기술을 저마다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840 EVO에서 지적된 속도 저하 문제를 해결한 펌웨어를 오는 15일 배포할 예정이다.

 

펌웨어 관련 문제는 최근 플렉스터의 ‘M6 프로’ 시리즈에서도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제품은 일정 시간 사용 후 디스크 전체가 초기화되는 오류가 발생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회사측은 해당 제품에 새로운 1.02 펌웨어를 발표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을 최근 국내에 공급, 문제가 확인된 제품은 1:1로 교환해주고 있다.

 

이렇듯 SSD의 안정성 논란이 도마에 오르자 소비자들은 성능 외에도 해당 제품이 얼마나 스펙에 표기된 수명을 보장하는지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특히 주요 하드웨어 사이트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840 EVO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공지나 사과도 없는 모습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오는 15일 펌웨어 업데이트 일정도 해외 사이트를 통해 정보가 흘러나왔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4~9월 제조사별 SSD 판매량 추이(자료= 다나와)

 

실제로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SSD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까지 전체의 2/3에 달하는 6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속도 저하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한 9월 들어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SSD 시장에서 54%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입했으나, 정작 회사측이 문제 해결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 더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SSD 시장이 빠른 성장을 통해 성숙기도 그만큼 빠르게 찾아온 만큼 제조사들도 그에 걸맞는 대응이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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