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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가 인터넷 QoS = 인터넷 종량제

category IT이야기 2014. 11. 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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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가 인터넷 QoS = 인터넷 종량제

2014년 10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월드 IT 쇼 2014 행사에서 KT가 기존 100Mbps급 인터넷 대비 최대 10배 빠른 '올레 기가 인터넷(olleh GIGA Internet)'의 전국 상용화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동안 PC나 노트북등 개인 IT 기기까지 하드웨어적으로는 기가비트가 대중화 된지 한참 되었지만, 회선이 하드웨어를 따라주지 못해서 실제 성능은 100Mbps에 머물던 성능 불균형 현상을 해소하고, 802.11ac 로 촉발되고 있는 기가 와이파이 역시 제대로 빛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기존 100Mbps 인터넷과 비교해서 요금제가 약 1만원 정도 비싸긴 하지만, UHD 컨텐츠와 최신 게임 같은 대용량 컨텐츠를 10배 빠른 인터넷으로 즐길 수 있다면 그 정도 비용은 충분히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이미 주변에 기가 인터넷의 속도에 감탄하는 소비자들을 접할 수 있다

2014년 10월 20일, KT의 기가비트 인터넷 전국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기존 광랜(100Mbps)보다 10배 빠른 KT의 기가 인터넷 서비스에는 앞으로의 인터넷 환경을 완전히 바꿀 한가지 치명적인 보이지 않는 위험이 숨어있다.

 

KT 기가 인터넷 = 하루 800초 짜리

KT가 기가 인터넷 상용화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KT와 SKT, LG U+ 같은 동종 업체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사용자와 컨텐츠 제공자들이 결사적으로 막고자 했던 종량제의 함정이 숨어있는데, 바로 기가 인터넷의 속도를 느낄 수 있는 건 하루 100GB에 불과하며, 그 이상의 데이터를 쓰면 100Mbps 속도로 줄어드는 QoS(Quality of Service)를 시행 한다는 것.

 

KT 기가 인터넷 QoS는 속도 관계없이 100GB 용량을 쓰면 적용된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KT의 기가 인터넷이 광랜(100Mbps)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하루 100GB 용량의 1Gbps 속도를 구매하는 변칙 종량제로 볼 수 있으며, 상품 이름 때문에 100GB 용량 제한이 '1Gbps 속도로 사용한 용량'을 기준으로 한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100GB 용량'을 기준으로 속도를 제한한다.

즉, '1000Mbps 속도로 100GB'를 보장 하는 것이 아니라 '100GB안에서 1000Mbps 속도'를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는 얼마가 되었든 하루 인터넷 트래픽이 100GB를 넘게되면 그 이후로는 최대 속도가 '100Mbps'로 제한된다.

하루 100GB 용량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1Gbps (=125MB/s) 속도로 100GB(100,000MB) 용량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800초로 약 13분에 불과하며, 현재 광랜의 속도인 100Mbps (=12.5MB/s)로 2시간 12분을 쓰면 100GB 용량을 다 쓰게 되는 것이다.

결국, KT가 그렇게 강조하는 광랜 보다 열 배 빠른 기가 인터넷은 길어야 하루 13분에 불과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가 속도를 쓰지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KT 기가 인터넷 QoS 하루 100GB, 충분할까?

앞서 살펴본 KT 기가 인터넷의 QoS 적용 시간은, 이론상 최대 대역폭으로 계속 컨텐츠가 오가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므로 실제는 이보다 더 오래 기가 인터넷의 속도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최근 대용량화되는 컨텐츠를 감안했을 때 100GB 용량이 과연 만족할 만큼 기가 속도를 쓸 수 있는 용량일까?

 

최신 게임은 수십 기가 용량이 우습다

최근 게임들의 용량을 살펴보면, 타이탄 폴과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가 설치에 50GB 용량을 요구하기에 이 두 가지 게임만 받아도 하루 제한 용량을 다 쓰게 된다.

물론 게임은 한 번 설치하면 계속 설치해 놓는 경우도 있지만, 대용량화에 맞물려 스토리지 공간이 부족해지면 새로운 게임 설치를 위해 지우고 다른 게임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며, 기존의 10 배 속도를 체험하게 되면 대용량 컨텐츠 소비에 대한 부담이 덜해진다.

즉, 기가 인터넷 환경에서는 대용량 컨텐츠를 수시로 다운로드 받고 즐긴 후 지우고 다시 다운로드 받는 식의 소비 패턴을 보이면서 QoS 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Full HD보다 네 배 큰 4K 컨텐츠의 웹 서비스는 이미 시작 되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컨텐츠의 경우 이미 이미 유튜브나 판도라 TV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4K 서비스를 실시 중으로, 앞으로 4K 디스플레이가 대중화되면 자연히 그에 맞춘 컨텐츠 또한 늘어나게 될 것이며, 이때가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기가비트 속도 활용이 가능한 100GB 용량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게임 방송은? NAS는? 이미 하루 100GB 용량이 많지 않은 시대다

게다가 개인의 인터넷 방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개인용 클라우드라는 NAS라도 운영한다면 하루 QoS 용량 100GB는 생각보다 쉽게 소진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메인보드에는 자체 NAS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 아직 접근성이 낮은 NAS 전용 하드웨어와 달리 누구나 쉽게 NAS 환경 구축도 가능하다.

기가 인터넷 신청자라면 단순히 속도가 빠르니 좋을 것 같다는 느낌에 신청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가 기가 인터넷의 빠른 속도로 대용량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서인 경우일텐데, 갈수록 대용량화되어가는 인터넷 컨텐츠 환경을 고려하면 KT 기가 인터넷의 QoS 100GB 용량은 결코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대중화된 스마트폰 데이터 플랜, 기가 인터넷 QoS에 대한 저항감 누그러뜨려

그동안 간간히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간 보기를 시도한 KT의 행보와 지금까지 어떻게든 종량제를 막기 위해 QoS도 종량제 라며 반대해오던 여론이 이번 KT의 기가 인터넷 QoS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조용한 이유는 어디 있을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는 이미 익숙해진 모바일 요금제의 데이터 플랜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이전, WIPI 기반 휴대폰의 데이터 플랜에 신경 쓰는 사용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전화기는 유선 시대부터 피처폰 시절부터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는 종량제가 적용되어 왔으며, WIPI 탑재가 의무였던 2009년 4월까지는 활용할 만한 컨텐츠가 제한적이었기에 당시 일반 사용자들에게 휴대폰은 말 그대로 집 전화의 연장선에 다름 아니었다.

즉, 당시만 해도 사용자들이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기 위해서는 유선 인터넷 망이 거의 유일한 통로였으며, 이미 정액제에 익숙해진 사용자와 정액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컨텐츠 서비스 업체들에게 종량제와 QoS 도입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당시 종량제를 요구하던 KT의 주장은 조금만 생각해봐도 쉽게 반박 가능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종량제 요구는 나오는 족족 강력한 반박에 사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이후, 모바일 데이터 플랜은 기존의 종량제가 자연히 이어졌다

하지만 WIPI 탑재 의무화가 폐지되고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바일 사용자들은 데이터 종량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미 스마트폰 전부터 유지되어온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가 패킷형 종량제를 그대로 이어 받은 탓도 있지만, 스마트폰 도입 초기에는 모바일 인터넷이 정액제로 운영되는 유선 인터넷의 보조 서비스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큰 저항 없이 종량제가 이어져올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도입 이후 모바일 데이터 플랜은 패킷형 종량제를 기본으로 추가 데이터 용량에 따라 비용에 차이를 두는 종량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는데, 이런 요금제는 기사 초반에 언급했던 기가 인터넷의 QoS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특히, 하루 기준 용량이 초과될 경우 QoS가 적용되는 데이터 무제한 LTE 요금제와 KT의 기가 인터넷은 요금제의 설계 계념이 완전히 똑같다.

 

KT 기가 인터넷 QoS = 속도에 대한 종량제, 용량은 거들 뿐

모바일 데이터 플랜이 용량에 대한 종량제라면, 기가 인터넷은 속도에 대한 종량제다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속도는 그대로지만 요금제 용량을 초과하면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용량에 대한 종량제로 볼 수 있다.

반면, KT 기가 인터넷은 요금은 그대로이나 기준 용량(QoS)을 초과하면 속도가 낮아지며, KT의 또 다른 기가 인터넷 상품인 '기가 인터넷 콤팩트'는 QoS 제한이 100GB로 같지만 최대 속도가 500Mbps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KT의 기가 인터넷은 속도에 대한 종량제로 볼 수 있다.

즉, KT가 광랜 시절 그토록 염원하던 종량제를 기가 인터넷과 함께 드디어 도입한 것이다.

 

KT 기가 인터넷의 QoS에 대한 반응이 미지근한 것은 한계효용의 법칙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KT가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놓고 종량제를 시작했는데도 반발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는 앞서 언급했던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의 학습 효과도 있지만, 다른 이유를 꼽자면 이미 인터넷 속도가 한계효용(限界效用, marginal utility)에 달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즉, 일정 기준치 까지는 속도 증가에 대한 만족도가 급속히 높아지지만 그 이상의 속도 상승에 대해서는 증가하는 만족도가 점차 줄어들다 어느 순간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쉽게 비유하자면 그래픽 카드의 가격대 성능비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메인스트림(100Mbps)급 까지는 가격에 비래해 게임 성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만, 퍼포먼스와 하이엔드(1000Mbps)급으로 갈수록 분명히 성능은 높아지나 비용 대비 성능 향상 폭이 낮아지는 것을 한계효용의 법칙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즉,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사용자라도 적당한 그래픽 품질과 게임 성능을 제공하는 메인스트림급 그래픽 카드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래픽 품질이 급속이 안 좋아지는 엔트리급(10Mbps) 그래픽 카드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꺼리는 것처럼, 100Mbps를 기준으로 웹 컨텐츠가 설계된 현 인터넷 상황에서는 기가 인터넷을 쓰다 100Mbps 속도가 낮아져도 사용에는 큰 불편함이 없기에 신경쓰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기가 인터넷의 QoS는 그토록 우려하던 정보 격차의 시초가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와 같이 100Mbps 기준으로 웹 환경이 계속 운영되는 경우의 이야기이고, 이제 기가 인터넷이 상용화된 만큼 앞으로 기가 인터넷 환경에 맞춰 본격적으로 대용량 컨텐츠가 일반화되고 주변 인프라 투자가 이뤄진다면 KT 기가 인터넷의 100GB QoS 100Mbps 제한이 불편해지는 순간은 분명히 올 것이다.

이런때 컨텐츠 제공 업체 입장에서는 사용자의 회선 상황에 따라 기가 인터넷과 100Mbps 인터넷용 컨텐츠를 별도 서비스 하기 보다 한쪽에 맞춘, 아마도 비용이나 속도 문제로 100Mbps를 기준으로 둔 컨텐츠만을 서비스하거나, 기가 인터넷용 컨텐츠는 추가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컨텐츠의 품질 차이에 대해 다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기존에는 비용의 문제로 컨텐츠에 대한 접근을 선택해야 했다면, 종량제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인프라 차이로 컨텐츠 접근에 대한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KT 기가 인터넷, QoS 이름 뒤에 숨은 종량제의 위협

KT가 도입한 기가 인터넷의 QoS는 1인 1스마트폰 시대에 이르러 5년여간 모바일 데이터 플랜의 종량제에 익숙해져 있고, 인터넷 속도에 대한 한계효용 법칙이 적용된 상황에서 본격적인 종량제를 위한 떡밥 깔기로 해석되며, 이는 그토록 우려하던 정보격차 발생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KT vs SKT vs LG U+ 경쟁이 기가 인터넷의 QoS를 없애줄까?

KT 기가 인터넷의 QoS에 대해서는 현재 KT가 독점 서비스 하고 있기 때문에 부리는 배짱으로, SKT와 LG U+에서도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하면 자연히 폐지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까지 통신 업체들의 행보를 보면 속도 종량제 폐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종량제는 KT를 포함한 통신 삼 사가 모두 기회만 생기면 던지던 떡밥인 만큼 이번에 대표로 KT가 총대를 매었을 뿐, 이미 수차례 요금제 담합이 적발되어온 통신 3사가 과연 QoS 제한을 푼 진정한 기가 인터넷을 도입할 의지가 있을까?

이미 LGU+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기가 인터넷 종량제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기가 인터넷의 QoS는 100Mbps 인터넷의 종량제와 같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게다가, 기가 인터넷에 맞춘 대용량 컨텐츠가 일반화된 상황까지 QoS 정책이 지속된다면 모바일 데이터의 종량제를 자연히 받아들인 것 같이 유선 인터넷의 QoS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 때 소비자들이 기가 인터넷의 QoS 폐지를 요구하면 과연 업체들이 받아들일까? 오히려 QoS를 해제하는 대신 모바일 데이터 요금 플랜을 봤을 때 QoS 상한선을 높인 새로운 요금제가 출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로 KT/ SKT/ LG U+ 통신 3사'만' 그토록 원하던 완전 인터넷 종량제 시대가 오는 것이다.
 

출처 : 보드나라

이상호 기자 / ghostlee@bodn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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